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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부동산시장 하반기엔 `훈풍` 불까

<신년기획-부동산 전망>새해 부동산시장 하반기엔 '훈풍' 불까
2009.01.08 08:01 | 뉴시스
【서울=뉴시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와 맞물려 그동안 치솟던 집값이 추락하고 거래가 끊기면서 부동산시장은 꽁꽁 언 암흑의 터널 속을 지나고 있다. 정부는 온갖 규제를 완화하고 경기 부양에 매진하고 있지만 아직은 시장의 냉기가 언제 가실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새해를 맞으면서 부동산시장에서도 언제쯤 분위기가 살아날 수 있을지 조심스레 진단하며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IMF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악이라는 경제위기의 여파가 아직 진행형인 만큼 쉽사리 낙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시장에서는 지난해보다 다소 가격 하락세가 더 이어질 수는 있어도 크게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상반기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겠지만,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경우 하반기에는 완만한 회복세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더욱이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도 새해 들어 "주택시장이 빠르면 올해 하반기 정도면 회복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하는 등 정부에서도 올 하반기 정도에는 부동산시장이 살아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자들, "올해도 아파트값 하락 예상"
우선 일선에서 시장을 지켜보고 있는 부동산 중개업자들 역시 상당수가 올해에도 아파트값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가 지난해 12월 중개업소 898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66.7%가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 전망에 대한 질문에 대해 '하락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와 함께 '주택시장이 회복되는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27.7%가 '올해 4분기'라고 응답했다. '올해 중에는 회복 불가능'이라고 응답한 경우도 22.8%를 차지하는 등 올해 주택시장을 전반적으로 어둡게 전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와 함께 3분기에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도 22.3%를 차지했고, 2분기에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은 20.9%, 1분기 내에 회복할 것이라는 응답은 6.1%에 그쳐 상반기에 회복될 것으로 보는 이들은 적었다.

부동산 정보업체들이 각각 분석한 올해 시장 전망에서도 빠른 시장 활성화는 사실상 어렵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회복세를 보일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동산써브는 우선 지금과 같이 금융시장과 거시경제가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주택수요가 획기적으로 늘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경기회복이 전제되지 않는 한 부동산 매매시장의 빠른 활성화는 기대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상반기까지는 지난해처럼 가격이 떨어지고 거래가 안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단, 강남과 분당 등 '버블세븐'과 같은 경우는 단기간에 고점대비 최대 50% 이상 집값이 조정된 곳도 있기 때문에 물량 적체가 심하지 않은 지역들은 낙폭에 대한 가격 메리트, 그리고 경기회복 등이 함께 받쳐준다면 올 연말부터 서서히 회복세를 탈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긍정적인 시나리오를 전제로 하면, 수도권 주택시장은 정부의 추가대책 여부나 경기회복 속도에 맞춰 올해 말부터 국지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그러나 지방 주택시장은 14만 가구에 이르는 미분양 적체로 침체의 골이 상당히 깊은 편이라 향후 몇 년간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114도 올해 부동산시장이 경제여건에 따라 상반기에 하락세를 보이다 하반기에 정체 이후 회복세를 보일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현 위기상황의 출발점이 미국 금융시장이며 그 여파로 세계 경기가 동반 급락하는 상황을 맞은 만큼, 우리나라의 부동산시장 전망도 국제 금융위기의 극복 여부와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시장 전망은 불투명하고 장기적일 수밖에 없으며, 적어도 올해 부동산시장은 뚜렷한 회복 조짐을 보이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경제성장률 예측치가 낮은 상황에서 부동산시장 역시 쉽사리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금리 인하 및 대출 규제 완화 등 정책 측면의 조치가 안정적으로 효과를 이끌어낼 경우 위기가 진정국면에 들어가면 서서히 부동산가격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상영 부동산114 대표는 "정부의 지속적인 규제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경제위기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현 상황으로 인해 수요자들의 구매욕구가 증가하지 않는 분위기가 상반기에는 지속될 것"이라며 "가격이 좀 더 하락하고, 경제위기가 완화되면 기존 주택시장부터 서서히 거래가 증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피드뱅크도 마찬가지로 하반기 이후 서서히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주택가격은 올해 대체로 약보합세를 지속할 전망이지만, 경기 부양을 위한 규제 완화 및 각종 활성화 대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 이후는 서서히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팀장은 "지난해부터 발표된 각종 경기 부양책과 규제 완화 정책이 회복세와 더불어 호재로 작용하면서 부동산 시장을 떠나있던 투자자들이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주택 가격 하락을 경험한 수요자들로서는 회복기에 접어든다 하더라도 부동산 매입에 보다 신중한 입장을 보여 가파른 상승보다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이르면 하반기 시장 회복"
정부나 전문가도 당분간 어렵긴 하겠지만 경기가 회복될 것을 가정하면 이르면 하반기께 시장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009년 주택·부동산 경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전망은 대내외적인 변수가 너무 많고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 예측에 어려움이 많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실물경기가 하반기 회복세로 접어들면 부동산 시장이 연말부터는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올해에는 실물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주택, 토지가격이 5%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물경기 침체가 하반기쯤 회복으로 전환될 경우 부동산 가격은 4분기쯤 저점을 찍고 연말부터 회복기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실물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변수들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택 및 부동산 가격의 하락기간이 길어지고 변동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럴 경우 부동산 가격 회복 시기는 내년으로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종환 국토부 장관도 지난 3일 경제부처 장관 5명이 출연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이르면 하반기께 주택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장관은 향후 집값에 대해 "지난해에도 집값이 많이 떨어졌지만 올해에도 집값은 계속 떨어질 것으로 전문기관 등은 예측하고 있어, 5∼10% 정도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면서 "빠르면 금년 하반기 정도면 회복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지난해 잇달아 발표한 부동산대책을 언급하면서 "주택시장을 연착륙시키기 위해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도록 했다"며 "일부는 이미 시행됐지만, 일부는 법이나 시행령 개정 등이 남아있기 때문에 2월 정도까지 필요한 조치가 완료되면 서서히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규기자 pjk76@newsis.com